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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디지털 유혹의 시대, 우리의 희망은 오직 하느님께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2월 8일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삼종기도 훈화를 통해 현대 사회에 만연한 소유와 지배욕, 물질에 대한 탐욕, “유명인들과 친분을 이루려 애쓰며 그들의 환심을 사려는 공허한 욕망”, 언론과 인터넷에 넘쳐나는 “현란한 거짓 모델들”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촉구했다. 교황은 성모님이 가브리엘 대천사에게 “예”라고 응답하신 것처럼, 우리도 이러한 세속적 욕망에서 벗어나 하느님 아버지의 자비로운 품에서 겸손히 순종하는 삶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교황은 “오늘이 고해성사를 하겠다고 결심하기에 더없이 좋은 날”이라며 “주님께서는 하나도 남김없이, 정말 모두 다 용서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대축일을 축하합니다!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인 오늘 복음은 인류 역사상 가장 거룩하고 아름다운 순간 중 하나를 전해줍니다. 바로 예수님 탄생 예고(루카 1,26-38 참조)의 신비입니다. 가브리엘 대천사에게 한 마리아의 “예”라는 한 마디 응답으로 말미암아,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님께서 사람이 되시어 이 땅에 오셨습니다. 지극히 높으신 분,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당신의 천사를 보내시어 나자렛이라는 작은 마을에 있는 젊은 여인과 ‘대화’를 나누시며 당신의 구원 계획에 함께하기를 청하시는 이 장면은, 우리의 영혼을 크나큰 경이로움과 감동으로 채워줍니다. 오늘 잠시 시간을 내어 루카 복음서를 펼치고 이 거룩한 장면을 묵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여러분의 영혼이 은총으로 가득해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미켈란젤로가 시스티나 경당에 그린 아담의 창조 장면에서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손가락이 인간의 손가락에 닿는 것처럼, 우리 구원의 시작점에서도 인간과 하느님이 만납니다. 동정녀 마리아가 “예”라고 응답한 그 복된 순간, 하느님과 인간이 가장 아름답게 만나는 신비가 이루어졌습니다. 작고 외딴 시골 마을의 여인이었던 마리아는 영원히 역사의 중심으로 부름받았습니다. 온 인류의 구원이 마리아의 응답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 거룩한 사명을 가장 겸손하고 신실한 성모님께서 받아들이셨기에, 인류는 다시 미소 짓고 희망의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성령으로 말미암아 구세주를 태중에 모시게 될 분이 바로 성모님이십니다.

이처럼 성모님은 가브리엘 대천사가 인사한 것처럼 “은총이 가득한”(루카 1,28) 분이시고, 하느님의 말씀에 온전히 당신 자신을 바치신 분, 언제나 주님과 함께하시고 주님께 모든 것을 맡겨드리신 원죄 없이 잉태되신 분이십니다. 성모님의 마음에는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는 그림자도, 진리와 사랑에 어긋나는 작은 티끌도 없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성모님이 복되다는 의미입니다. 모든 세대가 그 복되심을 영원히 찬미하며 노래할 것입니다. 우리도 함께 기뻐합시다!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서 우리 구원이신 예수님을 선물로 안겨 주셨기 때문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이 신비를 묵상하며 우리 자신에게 물어봅시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소유와 지배에만 혈안이 된 이 시대에, 과연 나는 어디에 희망를 두고 있는가? 권력과 재물, 유명인들과 친분을 이루려 애쓰며 그들의 환심을 사려는 공허한 욕망에 두고 있는가? 정녕 거기에 나의 희망이 있는가? 아니면 한없이 자비로우신 하느님께 내 희망을 두고 있는가? ‘언론’과 인터넷에 넘쳐나는 현란한 거짓 모델들 앞에서, 나는 어디에서 참행복을 찾고 있는가? 내 마음의 보화는 어디에 있는가? 아무 조건 없이 나를 사랑하시고, 그 사랑으로 언제나 나에게 먼저 다가오시며, 내가 뉘우치는 마음으로 돌아올 때마다 기꺼이 용서하시는 하느님 안에 있는가? 하느님의 자녀답게 그분의 크신 사랑을 온전히 믿고 바라는 그 희망 안에 있는가? 아니면 어떻게든 내 자아와 내 뜻을 관철시키려 하면서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형제자매 여러분, 희년의 성문이 열리는 때가 가까이 왔습니다. 우리도 주님께 우리 마음과 정신의 문을 활짝 열어드립시다. 주님께서는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에게서 태어나셨으니, 이제 우리도 성모님의 전구를 겸손히 청합시다. 그리고 한 가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오늘은 고해성사를 하겠다고 결심하기에 더없이 좋은 날입니다. 혹시 오늘 가지 못하시더라도, 이번 주 중에 혹은 다음 주일까지라도, 여러분의 마음을 활짝 열어드리십시오. 주님께서는 우리의 크고 작은 모든 잘못을, 하나도 남김없이, 정말 모두 다 용서해 주실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성모님의 자애로운 품안에서 참된 평화와 기쁨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번역 이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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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12월 2024, 15:01

삼종기도(三鐘祈禱, 라틴어 Angelus 안젤루스)는 예수님 강생(降生) 신비를 기억하면서 하루에 세 번 바치는 기도다. (이 기도를 바치라는 표시로) 아침 6시, 낮 12시, 저녁 6에 종을 세 번씩 치면서 기도한다. 안젤루스(Angelus)라는 명칭은 라틴어로 시작하는 삼종기도 “Angelus Domini nuntiavit Mariae(주님의 천사가 마리아께 아뢰니)”의 첫 단어인 안젤루스(Angelus)에서 유래됐다. 삼종기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에 초점을 둔 세 개의 간단한 계응시구와 세 번의 성모송으로 구성된다. 또한 이 기도는 주일과 대축일 정오에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순례객들과 교황이 함께 바친다. 삼종기도를 바치기 전에 교황은 그날 독서에서 영감을 얻은 짤막한 연설을 한다. 기도를 바친 다음에 교황은 순례객들에게 인사한다.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는 안젤루스 대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기도인 레지나 첼리(라틴어 Regina Coeli ‘하늘의 모후님’), 곧 부활 삼종기도를 바친다. 삼종기도는 세 번의 영광송을 바치면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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